오늘 참 부끄러운 일이 있었다. 나는 항상 나보다 지식이 없는 사람을 경시하며 지식이 많은 사람은 경외시하는 경우가 많다. 대놓고 무시하지는 않지만 나보다 지식이 없다고 생각하면 먼저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대학을 다니면서 알았던 사람 중에 나를 무시했던 사람이 있었고 나는 무시를 당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상대에게 나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이 안다는 걸 알려주었다. 상대도 그걸 인정했다. 그런 내가 지식으로 한 사람의 인격을 판별하는 짓을 했다. 이번에 그 사람과 같이 게임을 하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일부러 통계 얘기하고 경제가 어쩌고 사회가 어쩌고 하는 것을 들을 때 솔직히 보기 안좋아보였다. 어떤 문제에 대해 토론을 한다기 보다는 마치 자기 지식을 뽐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현학적인? 태도였다. 그런데 나도 주식을 살짝 공부하고 그런 적이 있다. 참 그때 친구들이 보기에는 얼마나 우스워보였을까? 이제 공차는 법은 배운 어린 애가 축구 선수 앞에서 자기가 잘 한다고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꼴이니 참 부끄럽다. 하여튼 그런 느낌을 받았지만 반박할 수는 없었다. 왜냐면 나도 그랬으니까 그리고 나도 지식으로 무시를 당하고 그 짓거리를 그 친구에게 똑같이 했으니까. 내가 모른다고 하면서 알려달라고하니까 기분이 좋아 보였다. 정말 많이 공부하고 넓은 분야에 관심을 갖는게 부럽기도 했다. 지금 나는 내가 뭘해야하는지도 모르는데 친구는 잘하고 있으니까. 게임을 영어로 하네 번역을 하네 말은 하지만 정작 간단한 영어도 못하는 친구 앞에서 내가 그런 취급을 받는게 기분이 나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아는 분야가 아니라 깊은 대화를 이어갈 수가 없다는게 좀 분하기도 했다. 그냥 내 자신에게 화가 난다. 알지 못하는 것. 무지식한 것. 왜 난 머리가 나쁠까? 지식을 가장 큰 힘이자 신성하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지식으로 당하는 무시는 참 기분이 나쁘다. 하.... 오미크론변이부터 영어로 게임해서 게임 아이템을 한글로 모르다고 하고 무슨 용어를 말하는데 설명해줘도 모른다는 식의 말투까지 내가 예민한걸까? 아님 친구가 이만큼 안다는 걸 나에게 뽐내고 싶은 걸까? 잘 모르겠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을 남에게 함과 동시에 받는 이 기분은 정말 오묘하다. 화나지만 낼 수 없는 이 느낌. 요즘 누군가 나에게 나침반과 지도를 좀 줬으면 좋겠다. 정말 길을 모르겠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없다. 그냥 길가에 있는 풀꽃을 감상하고 주위의 풍경을 감상하고 들려오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그냥 있는 그대로를 느끼는게 내 삶의 낙인데 그렇게 하면 굶어 죽는다. 어떻게 해야할까? 정말 모르겠다. 벌써 내 새해 목표가 끝난건가? 매일 살아있음을 느끼기라는 내 단순하고도 명확한 목표. 오히려 고민하고 힘들어하는게 살아있음을 가장 잘 느끼는 것일까? 참 세상이란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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