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어릴 때부터 이집트에 관심이 많았다. 이집트 관련 책이면 무조건 읽어보고 관련 영화나 다큐멘터리가 있으면 두 번, 세 번 돌려볼 정도로 이집트에 관심이 많다. 집에는 상형문자를 해독하는 책도 가지고 있다. 어렸을 때 상형문자를 해독하고 싶어서 책을 찾으러 아빠랑 같이 서점을 둘러보는데 아빠가 그 책이 있냐고 물어보니까 아빠에게 어떤 일을 하시냐고 물었다고 했다. 직원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신기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작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이집트관도 갔다왔는데 너무 아쉬웠다. 생각했던 것보다 볼 게 없었다. 그러던 중 어쩌다 TV에서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하는 투탕카멘 전시회를 한다는 소식을 보고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코로나때문에 못갔는데 어제 갑자기 생각이 나서 예매하고 오늘 바로 갔다왔다.
오랜만에 전쟁기념관에 갔는데 사진으로만 보던 동상을 직접 보니 기분이 좀 이상했다.
장소도 장소인만큼 동상이 주는 숙연함은 잊고 있던 전쟁의 아픔을 다시 상기시켜주었다.
예매를 했어도 실물이 필요해서 표을 뽑으러 갔다.
일부러 사람이 없는 평일에 갔는데 예상대로 한산했다.
매표소 바로 옆에 추모 공간이 있어서 쭉 둘러보던 중 필자가 나온 사단이 있어서 한 번 찍어봤다.
선배님들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_ _)
이제 내부에 전시실로 들어가는 길이다. 컨셉을 무덤을 발굴하는 순간으로 잡아서인지 무덤으로 들어가는 듯한 형태의 입구를 가지고 있다. 분위기가 전시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처음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로제타 스톤! 아쉽게도 이 전시실에 있는 유물들은 진짜가 아니라 모조품이다. 하지만 실제유물과 매우 흡사하게 재현했기 때문에 관람에 큰 문제는 없었다.
전시는 무료로 대여해주는 오디오 가이드와 글을 읽으면서 봤는데 특히 오디오 가이드의 퀄리티가 눈에 띄게 좋았다. 남자와 여자 해설자 두 분이 서로 주고 받으면서 설명을 해주고 사이사이에 하워드 카터의 목소리로 그 당시를 재현해주기도 한다.
이걸 보는 순간 "드디어 이집트 전시가 시작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사진으로만 보던 유물이었는데 이를 직접 보니까 앞, 뒤, 옆 돌아다니면서 열심히 봤다.
동상 뒤로 보이는 영상실에서 하워드 카터의 일대기를 보여주다가 투탕카멘의 무덤을 발굴하는 순간부터 관람을 시작한다. 이런 걸 보면 기획에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쓴게 눈에 보인다.
영상실을 지나자마자 보물과 미라가 있는 방을 영상과 함께 설명해준다. 이때 하워드 카터의 발굴 순간을 보여주는데 그 당시 하워드 카터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생생하게 전달됐다. 몇 년간 찾아 헤매던 왕의 모습이 드러나면서 모든 보물들이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건 이집트를 아는 사람에게는 정말 충격과 감동을 준다. 정말 아름다웠다.
위 방을 지나면 파라오가 잠들어 있는 현실에 대해 소개해준다. 현실은 쉽게 말해서 미라가 있는 방이다. 이 방의 4개의 벽면을 주술적인 의미와 장례행렬등의 벽화로 채우고 중앙에는 왕이 머무는 궁전을 의미하는 사당을 만들어 놓았다.
아래는 그림에서만 보던 파라오의 관이다. 총 3중으로 되어있는데 안쪽 관만 110kg의 순금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도굴꾼들이 괜히 목숨을 걸고 도굴은 한게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투탕카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
투탕카멘이 유명한 이유는 어떤 업적이 있다기보다는 파라오의 무덤중 유일하게 온전한 상태를 보전하고 있기때문이다. 무덤이 온전할 수 있던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아무도 존재를 몰랐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무덤위에다 노동자 캠프를 지었을까 싶을 정도로 아무도 몰랐다. 정말 슬픈 파라오지만 오히려 아무도 몰랐기 때문에 우리에게 알려진게 아닐까 싶다.
이건 카노푸스 단지이다. 이집트인들은 사람이 죽으면 저승에서 환생하여 이승의 삶을 지속한다고 믿었는데 이때 저승에서 환생하고 난 후에도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장기들을 이 단지에 모셔놓는 것이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조그만 상자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크기 때문에 놀랐다.
그리고 주변을 두르고 있는 뱀의 형상은 정교함과 동시에 어떻게 저런 장식을 똑같이 여러 개 만들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집트인들이 괜히 외계인이랑 접촉했다는 말이 나오는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좀 신기한 유물이 있었는데 왼쪽에 보면 파라오가 신던 샌들이 있다.
자세히 보면 중동지방 사람과 흑인이 신발에 그려져 있는데 그린 이유가 정말 재미있었다.
이 신발을 신고 걸어다니면 신발 바닥이 발에 밟히는데 이게 흑인과 아시아인들을 짖밟는 모습이라고 한다. 이런 걸 보여주면서 이집트를 위협하는 사람을 응징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이집트인들의 창의력은 정말 대단하다.
황금 전차도 이집트하면 빠질 수 없는 유물이다. 전차에 새겨진 상형문자들은 이집트를 위협한 이들을 포박하는 장면을 묘사하는데 이런 걸 볼때마다 이집트인들은 사물 하나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한다는게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집착같아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전시실 마지막에 있는 황금 옥좌는 그림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소년왕이 거대한 이집트제국을 통치하면서 앉은 옥좌이다. 이렇게 멋진 옥좌에 앉은 투탕카멘이 부러우면서도 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나라를 통치하고 자신을 위협하는 세력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을 쳤을 것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다.
전시실에 있는 유물은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관심이 많은 분야라 이곳 저곳에서 둘러보기도 하고 설명을 읽기도 하고 오디오 가이드를 듣기도 하고 여러 방법으로 전시를 즐기니까 유물의 개수가 상당히 많게 느껴졌다. 그러다 후반부에 지쳐서 오디오 가이드만 듣고 나왔는데 이렇게 하니까 1시간정도면 모든 전시를 다 둘러볼 수 있는 속도였다. 필자는 전시를 관람하는데 3시간정도 걸렸다.
이집트에 관심이 있다면 충분히 가볼만하고 관심이 생긴 사람이라면 이전에 투탕카멘과 고대 이집트인들의 죽음에 대한 생각을 조금만 알고 온다면 전시실에서 가져갈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을 것이다.
이 전시는 4월 24일이면 끝이 나기 때문에 시간이 얼마 없긴하다. 그렇지만 이 글을 보고 관심이 생겼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갈 수 있으면 가라고 추천해주고 싶을 정도로 좋은 전시였다. 정말 기회가 된다면 가봤으면 한다. 이집트 유물이 해외로 나가는 일은 거의 없을 뿐더러 한국에 오는 경우는 더더욱 없다. 모조품인 것이 아쉽지만 재현은 정말 잘됐기 때문에 관람에 지장은 없다. 오히려 발굴도중 파손된 부분까지 복원하면서 실제보다 더 실제같은 모습을 몰 수 있다.
전시에 관심이 있다면 아래 링크를 가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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