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지금 새벽에 현대시와 관련된 수업을 들었다. 지금까지 계속해서 여러 시들을 읽고 주제로 글을 썼는데 마지막 수업이 끝나면서 뭔가 후련하기 보다는 영화의 엔딩을 본 듯한 느낌이었다. 이 수업을 들을 때마다 "왜 이렇게까지 예술을 구분짓고 등급을 나눌까?"라는 생각을 안할 수 없었다. 예술이란 우리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고 표현 방식은 각자가 다르다. 그렇지만 이런 내 생각을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인도해준 말이 있다. "이해와 감동은 다르다" 지금까지 들어온 수업에서 마지막에 들었던 이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말이 왜 좋은지 모를 수도 있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정말 깊은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눈으로 보지 못하는 상황을 시로 전달하는 이들의 어려움은 말 안해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글"이라는 한계속에서 독자의 마음을 울리는 시는 그냥 이해하는 시와는 차원이 다르다.
나의 첫 시의 대한 감동은 고등학교때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이라는 시를 읽으면서 시작되었다. 내가 싫으면서도 그런 나를 또 불쌍히 여기는 윤동주의 모습이 나의 모습과 너무 닮아있었다. 그 후로 시의 힘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끝이었다. 아무리 다른 시를 찾아봐도 내 마음을 울리는 시는 없었다. 그저 머리속에 그림이 그려질 뿐, 사진처럼 떠오를 뿐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해준 시가 있었다. 심재휘 시인의 「어떤 면접」이라는 시이다. (시를 올리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한번 꼭 찾아보길 바란다.) 상황이 머리 속에 그려지면서 시 속 주인공의 불쌍한 신세가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근데 시의 말투는 정말 감정 하나 없는 말투이다. 마치 오래 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이 수업을 선택한 목적은 나의 내면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좀 꺼내고 싶었다. 당시 내가 무슨 생각으로 이 수업이 이 고민을 해결해 줄 거라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쉽게도 목적에는 맞지 않는 수업이었다. 하지만 마치 길가다 주은 천 원이 주는 행복같은 수업이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얻은 특별한 감정은 내가 그토록 찾고자 했던 감정이었다. 순수한 감정, 순수한 생각, 인간 그 자체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수업이었다.
글쓰기가 서툴기도 하고 새벽이라서 그냥 생각나는대로 글을 쓰고 있는데 지금 이 감정과 생각이 죽을 때까지 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런 감정을 선물로 주신 심재휘 교수님에게도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한학기 동안 정말 많은 걸 배운 수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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