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창문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난
창문을 통해 세상을 본다
달리는 지하철 창문에는
날카로운 칼자국이
하나 둘
그어진다
지하철이 멈추자
칼자국이 눈물로
변한다
오래묵은 사람들은 내리고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온다
달리는 지하철 창문에는
다시 날카로운 칼자국이
하나 둘
그어진다
잔인한 세상 보지 말라며
창문을 흐린다
세상이 흐려진다
그 잔인한 세상이 궁금해
작은 글씨를 새겨
틈새로 세상을 다시 본다
2024-03-26 지하철 타면서 든 생각이다. 나에 대한 고민할 시간도 주지 않는다. 고민하면 도태, 일단 고르면 빠져나올 수 없는 늪. 정말 극단적인 세상이다. 누군가는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내가 겪어온 세상은 그런 것 같다. 그런데 계속 세상에 기대를 건다.
"어딘가에는 아름다운 곳이 있지 않을까?"
그 찾을 수 없는 유토피아를 찾기 위해 책을 읽고, 대화를 하고, 생각한다.
언젠간 찾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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