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기

서울 촌놈의 1박 2일 부산여행기

LimeCoding 2022. 12. 22. 14:50

 친구들과 얘기하던 중에 갑자기 여행이 가고 싶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바로 부산에 사는 친구에가 놀러가도 되냐고 물어보았다. 흔쾌히 오라고 해서 나는 KTX를 예매하고 부산 가는 날을 기다렸다. 그리고 2022 12 19. 나의 첫 부산 여행기를 시작했다.

 

서울역에서

부산 여행의 첫 시작은 서울역에서!

 아침 9시 KTX를 예매하고 서울역에서 찍은 사진이다. 국내 여행을 많이 다니지 않아서 서울역에서 KTX를 타보는 것은 처음이다. 예전에 부모님 따라서 지방갈 일이 생기면 보통 고속버스나 가끔 무궁화호를 타고 갔는데 KTX를 타보니 이건 신세계였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3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데다가 멀미도 안하니 나에게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부산 도착!

부산역 앞에서 한 장

 나는 활발한 성격이 아니다보니 집에서 멀리 나가는 걸 싫어한다. 근데 코로나때문에 사람들이 답답해 한다는 뉴스를 계속 들으니 뭔가 나도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다 먼 곳에 오니 내가 알던 곳과는 다른 곳이라 해외에 온 느낌이었다. 그래서 인증샷으로 부산역을 찍어봤다.

 

부산에서의 첫 끼

부산하면 밀면!

원래 도착하면 먹으려던 음식이 있었는데 친구가 아파서 못 나온다는 말에 부랴부랴 계획을 바꿔야되서 뭘 먹을까 고민을 좀 했다. 그러다 가장 간단히 먹을 수 있으면서 부산의 명물이 뭘까 생각해보니 밀면이 생각이 나서 밀면을 먹으러 갔다. 다행히도 역앞에 초량밀면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부산하면 떠오르는 3대 밀면집중 한 곳이라고해서 가보았다.

 가게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아마 맛있다고 하기도하거니와 역앞에 있다보니 사람들이 많이 찾았나보다. 캐리어나 가방을 가지고 온 여행객들이 많이 있었다. 내가 주문한 음식은 물밀면! 면을 엄청 좋아하지만 유일하게 안 먹은 면 요리가 냉면이다. 냉면은 면을 씹다는 느낌보다는 면을 삼킨다는 느낌이 강하고 냉면 육수의 그 시큼한 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먹기 전에 좀 걱정이 됐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냉면의 시원하고 쫄깃한 느낌이 있으면서도 그렇게 질기지 않아서 면을 씹는 맛이 좋았다. 그리고 여기는 육수에서 뭔가 수정과같이 단맛과 계피 매운 맛이 같이 나는 것 같았다. 뭐가 들어갔는지 궁금했지만 너무 바빠보여서 물어보지는 못했다. 그리고 왼쪽 컵에 담겨있는 것은 소고기 뭇국 맛이 났는데 돼지뼈? 고기를 이용해 육수를 낸 것이라고 들었다. 조금 시끄러워서 잘 못들었는데 아마 비스무리 했을 거다. 

 

부산의 버스와 지하철

 예전에 부산에 사는 친구가 서울에 왔을 때 지하철과 버스를 보고 부산과 많이 다르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나도 한 번 차이점을 찾아보고자 부산 버스와 지하철을 유심히 보았다. 먼저 버스에서 가장 먼저 느껴진 차이점은 운전이 조금 거칠다는 것이다. 밀면 먹고 버스를 탔는데 조금 과장해서 먹은 거 다시 볼 뻔했다. 브레이크와 엑셀을 너무 갑자기 밟아서 차가 꿀렁거리다보니 조금 멀미할 뻔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차를 타고 자리에 앉기 전까지 휘청거리는 모습을 많이 봤다. 하지만 모두 그런 건 아니었다. 젊으신 분이 운전하실 때는 서울에서 천천히 출발하는 느낌과 똑같았다. 

 다음으로는 지하철! 지하철은 나도 서울에서 많이 이용하다보니 신기한 점이 한 두개가 아니었는데 제일 신기했던 거는 지하철이 들어올 때 뱃고동 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이건 부산이 딱 떠오르는 소리였다. 해양 도시인 만큼 뱃고동소리가 들리니 부산에 와있는 느낌도 들고 지하철인데도 지하철 넘어에 바다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환승역에서도 갈매기 소리가 들리니 역에서 내리면 바다가 펼쳐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지하철에 데시벨 측정기가 있는 것도 신기했다. 서울에서는 본 적이 없었는데 여기서 마주치니 신기했다. 

 불편한 점도 있었는데 서울과 다르게 노선이 많이 없어서 서울에서는 이정도면 금방 갈 것같은데 싶은 거리도 생각보다 많이 걸려서 여행하면서 이동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 부분은 서울에 비해서 좀 아쉬운 점이었다.

 

배가 보이는 송도

살면서 저런 무역선을 본 건 처음이다

 서울 촌놈이다보니 커다란 배는 초등학교 시절 사회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었는데 직접 눈앞에서 많이 배들이 정박해 있는 것을 보니 엄청 신기했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는 서해라서 가봐야 인천 앞바다인데 인천 앞바다는 서해 특성상 큰 배들이 정박할 수 없다. 기껏해야 고기잡이 배정도만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바다 보러가도 눈 앞에 보이는 바다는 그냥 모래밭에 물이 차 있는 모습이었다. 그때 당시에는 바다도 자주 볼 기회가 없으니 바다가 엄청 좋았다. 부산에 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런 말하면 인천사는 사람들이 서운해 할 것 같지만 인천은 바다 테마파크같은 느낌이었고 부산이 진짜 바다라는 느낌이 강했다. 그정도로 부산의 바다가 인상 깊었다.

 

정자에서 보는 바다

이 사진은 옛날 사람들이 보던 바다를 느껴보고 싶어서 찍어봤다. 앞에 나무만 좀 쳐내면 진짜 멋있는 경치일 것 같다!

 

하늘에서 바다를 내려다 본 나

 사실 송도에 올 생각이 없었는데 태종대로 가는 길에 송도가 있기도 했고 계획이 틀어져서 새로운 계획을 짜던 중에 송도 케이블 카를 보고 진짜 바다를 즐겨보고 싶어서 케이블 카도 타봤다. 진짜 송도에서 부산 바다를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태종대

태종대 전망대에서 보이는 석양

 다음으로는 태종대를 갔다. 원래는 태종대에서 다누비 열차를 타고 태종대 전체를 한 번에 돌려고 했는데 월요일에는 다누비 열차가 운행을 안 한단다. 계획이 꼬일대로 꼬여버려서 어떻게 해야 잘 구경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누가 와서 유람선을 타라고 호객행위를 했다. 나는 그런 호객행위를 절대 받아주지 않는데 이번에는 송도에서도 산책을 하면서 걷고 계속 이동하면서 진을 빼가지고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해서 유람선을 내키지는 않았지만 의심반 궁금증 반을 가지고 타기로 했다. 결과는 대성공

 유람선에서 망부석이랑 자살바위 전망대등 다양한 곳을 둘러보면서 바다를 다니는데 배를 타고 관광을 하니 진짜 바다에 온 느낌이 물씬 났다. 위에는 새우깡 얻어먹으려고 갈매기들이 날아다니는데 갈매기를 살면서 그렇게 가까이 본 것 처음이었다. 어디 자연사박물관이나 가야지 겨우 박제된 갈매기 친구를 볼 수 있는 나로서는 실제 갈매기를 그렇게 가까이 본다는 건 신기한 경험이 아니지 않을 수가 없다. 조금만 키가 컸으면 점프해서 잡을 수도 있을 만한 거리였다.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겨울이라 바닷바람이 추워서 휴대폰들기도 좀 그랬고 애초에 휴대폰 생각이 안 났다. 그냥 이 경치와 기분, 느낌을 온전히 느끼고 싶어서 그 상황에만 집중을 했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이 기분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위 사진은 배를 타고 나니 해가 붉게 빛나는 것을 보고 전망대 위로 올라가서 해 지는 모습을 봐야겠다하고 바쁘게 올라가다 태종대 전망대까지는 못올라가고 가는 중에 있는 조그마한 전망대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때 해가 지는 모습을 보는데 진짜 황홀했다. 해가 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오늘 여행한 기억을 쭉 돌이켜 보면서 노을을 감상했는데 진짜 눈물이 안난게 다행일 정도로 많은 감정과 기억들이 스쳐지나갔다. 이번 여행에서 간 이 태종대는 평생 기억에 남을 장소였다.

 

부산하면 해산물!

 저녁에는 횟집에서 회를 먹었는데 이것도 아쉽게 사진이 없다. "눈물 나게 맛있어서 그랬냐?"라고 물어본다면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여행하면서 너무 많이 돌아다녀가지고 배고파서 사진찍을 겨를도 없이 그냥 먹어버렸다. 그래도 맛있는 건 사실이었다. 사직동에 있는 삼천포 횟집이라는 곳인데 부산에 사는 친구가 여기가 정말 맛있다고 해서 왔다. 긴 말 안하겠다. 두명이서 회 4인분 시켜서 먹었다. 그것도 1인분만 먹어도 배부른 놈들이. 근처 지나갈 일 있으면 꼭 먹어봤으면 한다.

 

부산에서 먹은 복국은 신세계였다.

복국 진짜 맛있다.

 예전에 TV에서 부산 음식 관련 프로그램에서 복국을 소개해주는 부분이 있었다. 그걸 보고 언젠가는 복국을 먹으러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가게 되었다. 금수복국이라는 곳이 맛있다고 하길래 이곳에서 복국을 먹었는데 지금까지 먹어본 생선과는 차원이 달랐다. 내가 먹은 생선 중에 익힌 생선들이 살이 푸스러지거나 부드러운 것들이었다. 물론 이것도 부드러운 맛을 가지고 있었기에 맛있다. 그런데 복어는 익혔음에도 탱탱한 식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거기에 콩나물국의 시원하면서도 뭔가 더 들어가 감칠 맛을 내는 이 맛은 내가 지금까지 먹어보지 못한 맛이었다. 거기에 미나리로 향긋한 향까지 올라오니 부산 음식도 전라도 음식 뺨칠 정도로 맛있다는 것을 느꼈다. 

 

복어회는 누가 사 줄때만 먹어보자...

 하지만 실망한 음식도 있었다. 바로 복어회였다. 사실 복국도 복국이지만 옛날부터 복어는 목숨과 바꿔 먹어도 될 정도로 좋은 맛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어서 정말 궁금했다. 그래서 70,000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맛을 보았는데 솔직히 돈이 너무 아까운 맛이었다. 최대한 다양한 방식으로 먹으려고 회 자체로도 먹어보고 미나리랑 싸서도 먹어보고 복 껍질이랑 싸서도 먹어보고 간장이랑도 찍어먹어보고 다양한 방식으로 먹어보았다. 맛있었냐고 물어보면 맛은 있었다. 그런데 목숨을 바꿔도 될 정도냐고 물어보면 차라리 그 값으로 자연산 광어를 사먹으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실망했다. 70,000원도 아까웠는데 목숨이랑 바꾼다는 말은 진짜 선조들이 진짜 맛있는 회를 못먹어봐서 그런가 보다.

 

마지막은 친구들과 함께

작품명 밴달

 사실 부산에 온 목적이 친구들과 놀기 위해서인데 부산에 사는 친구가 아파서 골골대는 바람에 많이 놀지 못했다. 그래서 많이 아쉬워했는데 그런 모습이 보기 싫었는지 같이 가려고 하는게 내심 좋으면서도 미안하긴 했다. 그래서 멀리는 못가고 브릭 캠퍼스에서 친구들과 레고 작품들을 구경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레고는 어렸을 때 가지고 싶어했던 장난감중 하나라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다. 친구들과 레고 작품 구경도 하고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 서로 평가도 해보고 나는 그냥 부수기에는 아까워서 전시를 해 보았다. 

 

집으로 가는 길

 집으로 가는 길은 많이 아쉬웠다. 친구와 헤어질 시간이기도 하고 여행을 끝내고 가는 이 느낌이 뭔가 꿈에서 깨는 듯한 느낌이었다. 가는 내내 기차안에서 돌아봤던 여행지와 내가 느꼈던 기분들, 친구들과 함께 있던 시간들을 계속 되새기면서 기억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해서 생각이 났다. 이번 여행은 내가 해본 여행중에 가장 감정에 충실하고 오감에 충실한 나를 위한 여행이었다. 마지막에 시간이 없어서 못 가본 여행지들도 계속 생각나는게 다음에 다시 가야될 것 같다. 이렇게 내 여행은 서울로 돌아오면서 끝이 났다.